사회

[팩트 체크] “동남아에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을 금지하는 법이 있다”?

최근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이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국내 전체 혼인 가운데 다문화 혼인은 8.3%를 차지했고,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결혼이주여성 중 42.1%가 가정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상에서 ‘한국 남자와 결혼을 금지하는 국가’ 목록이 공유됐습니다. 노컷뉴스에서 팩트체킹했습니다.

지난 2일 캄보디아 현지영자신문 ‘프놈펜포스트’는 캄보디아만의 독특한 ‘금기’ 10가지에 한국 남성과의 결혼을 금지하는 항목이 있다는 뉴스를 게재했습니다. 이후 국내 한 언론매체가 인터넷판 뉴스로 해당 기사를 내보내 SNS상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습니다. 지금까지 캄보디아 정부는 두 차례 국제결혼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지난 2008년 ‘국제결혼이 인신매매 통로로 이용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유엔 국제이주기구(IOM)가 채택 발표한 후 그해 3월 캄보디아 정부는 국제결혼을 잠정 중단시켰습니다. 또 정부 승인을 받아야만 외국인과 결혼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을 제정했습니다. 이는 한국인 뿐만 아니라 모든 외국인들에게 적용된 국제결혼 ‘금지령’이었습니다.

지난 2010년에는 한국 남성과 결혼을 일시 금지시킨 바 있습니다. 2009년 결혼중개업자가 캄보디아 여성 26명을 한 번에 한국인 1명에게 맞선을 보게 했던 것이 적발되면서입니다.

이에 캄보디아와 한국 양국 간 개정된 합의에 따라 50세 이상의 한국남성은 캄보디아 여성과 결혼할 수 없습니다. 소득수준도 강화해 최소 300만원 월 소득이 있어야 국제결혼서류 신청이 가능합니다. 또 여성들의 한국생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한국어 시험(TOPIK)을 도입해 1급 이상을 취득해야 결혼이 가능합니다. 즉 캄보디아 정부가 자국의 국제결혼법을 보다 강화하는 조건으로 한국 남성들에 대한 국제결혼 금지령을 풀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 혼인건수 2만1917건 중 베트남 여성은 27.7%로 가장 많았습니다. 베트남 여성은 중국인 다음으로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을 많이 합니다. 베트남 여성과 한국남성 간 국제결혼의 특징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성연상-여성연하 커플이 대다수라는 점입니다.

특히 10~20살 이상 차이나는 경우가 있어 ‘인신매매’라는 비판을 받자 베트남은 2012년 4월부터 50세 이상 한국인 남성과 베트남 여성 간 국제결혼을 금지했습니다. 또 한국인 남성은 16세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베트남 여성을 신부로 맞이할 수 없습니다.

또 베트남 정부는 2012년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18세 미만 소개 금지, 집단 맞선 및 집단 기숙 금지, 신상 정보 제공 강화 등으로 여성을 상품화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또 필리핀은 지난 40여년동안 전통적으로 자국민을 해외로 가장 많이 내보내는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자국 여성이 외국 남성과 금전적인 이유 등으로 결혼하는 사례가 급증하자 1990년 ‘결혼중개업 금지법’을 제정했습니다. 국제결혼이 더 많은 관심을 끌자 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잘 사는 나라, 주로 일본이나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들간의 결혼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필리핀 역시 한국남성과의 결혼을 금지하진 않지만 자국 여성과 외국인 남성 간에 일체의 영리·비영리 목적의 결혼중개 활동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중개자뿐만 아니라 혼인당사자인 외국인도 형사 처벌 및 강제추방 후 입국금지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 2015년 주한 필리핀대사관은 자국 내 국제결혼중개업체 설립이나 광고 홍보 등을 금지하는 ‘결혼중개업 금지법’ 조항을 한국 외교부와 법무부 등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국제결혼의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결혼 자격을 엄격히 하거나 결혼중개업을 제한하는 경우는 있지만 전 세계 어디에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다만 일부 국가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한 국제결혼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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